최근 서울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지어진 지 5년 이내의 준신축 아파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의 공사비 인상 여파로 아파트 분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탓에 이들 아파트값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3.3㎡) 3794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전년동월(3062만 원) 대비 23.67% 오른 금액입니다. 이른바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전용 84㎡(34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12억 8996만원이 필요한 셈입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분양에 나선 서울의 주요 사업장들의 분양 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일반 분양가 추정치는 평당 4250만원으로, 불과 4년 새 4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평 분양가는 종전 10억 3867만 원에서 14억 8028만 원으로 올라 15억 원에 육박합니다. 이처럼 신축 아파트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일부 실수요자들은 당첨 가능성도 낮은 청약에 매달릴 바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남의 준신축 아파트를 구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 모 씨(37)는 "아무리 서울 역세권이고, 새로 짓는 아파트라고 하지만 분양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지은 지 3년에서 5년 사이의 아파트를 알아보는 게 좀 더 합리적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최근 서울의 5년 이내 준신축 아파트 몸값도 뛰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3월 기준 94.4로 전월 대비 0.03p(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년 전(91.6)보다 2.8p 오른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강남지역은 93.2에서 96.4로 3.2p, 강북지역은 89.6에서 92로 2.4p 각각 상승했습니다. 실제 지난 2020년 2월에 입주한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4066가구)의 34평형의 경우 올 초 11억 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엔 14억~15억 원까지 가격을 회복했습니다. 올해로 입주 4년 차를 맞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 롯데캐슬(950가구) 34평형 역시 지난달 11일 14억 7800만 원에 손바뀜되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섰습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인건비, 자재비, 땅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분양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신축 아파트 분양 가격이 주변 기축 아파트보다 비싸지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5년 내외의 준신축 아파트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건설사들이 분양 가격을 내리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준신축 '선호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